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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와 추천/두고 보자

2008년 금융 위기가 터진 진짜 이유 | 빅쇼트

 

 

광기 어린 눈으로 신입 사원 면접을 보는 마이클 버리
자네는 그것을 눈치챘나?

쇼트

영화 빅쇼트는 아담 맥케이 감독의 작품이에요. 미국에서 시작해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친 2008년 금융 위기를 소재로 만들었습니다. 제목에 포함된 쇼트는 공매도를 뜻해요.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는데 팔 수 있는 거래 방식입니다.

 

 

어떤 주식이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고 없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돈을 받아요. 며칠 뒤 가격이 진짜 떨어지면 그만큼만 갚고 차익을 챙기는 방법입니다. 반대로 가격이 오르면 원금에 더해 오른 만큼 손해를 봐요. 빅쇼트는 큰, 결정적인 공매도라는 뜻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을 뿐만 아니라 실존 인물과 닮은 배우를 캐스팅해 몰입감을 높였어요. 인간 탐욕과 거짓말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어두운 사회 실상을 유머러스하게 파헤쳐 나가는 블랙 코미디예요. 경제 용어가 많이 나오지만 아주 쉽게 설명해 부담 없고 재밌습니다. 매우 추천해요.

 

진짜 부동산이 위기인지 조사하러 다니는 대니
집주인이 개 이름으로 대출을 받았어요?

블랙 코미디

영화는 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 발 금융 위기 실화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인간의 탐욕을 깊게 파헤칩니다. 욕심 때문에 만연해진 부도덕, 사기가 금융계에 판을 치고 있어요. 늘 냉소적이고 비판적으로 살아온 마이클 버리(크리스찬 베일), 마크 바움(스티브 카렐)은 인간 거짓말 탐지기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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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Mortgage), 주택 같은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은 안전하다는 믿음에 근거해 은행은 마구 돈을 빌려 줬어요.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뿐만 아니라 키우는 개 이름으로도 대출이 나왔습니다.

 

사람들이 성실히 일해 이자와 원금을 갚을 거라는 확신, 부동산 가격은 계속 오를 거라는 맹신을 담보로 또 다른 파생 상품도 만들어 팔았어요. 빚을 갚을 확률에 근거해 돈을 빌려주는 건 도박과 비슷합니다.

 

신용평가사를 찾아가 터무늬 없이 높은 채권 등급을 따져 묻는 마크 바움
책임질 필요가 없단 겁니까? 네 살이에요?

 

월 스트리트는 그 도박판에 새로운 내기를 할 수 있게 했고, 그걸 CDO(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라고 어려운 이름 붙여요. 괜히 사치스러운 단어를 써 일반인을 움츠려들게 하고 바보로 만듭니다.

 

 

은행은 신용 등급이 낮은 쓰레기 금융 상품을 묶어 우량한 것처럼 속여 판매해 왔어요. 똑똑한 사람들이 일하는 곳으로 보이지만 사실과 달랐어습니다. 은행은 완전히 타락했습니다. 국민들만 일자리와 집을 잃고 거리에 나앉았어요.

 

미국 경제는 세계에 모두 영향을 끼쳤고 많은 비극을 초래했습니다. 있는 그대로 영화화 했다면 사람들이 보기 힘들었을 거예요. 여기에 유머를 결합해 블랙 코미디를 완성했습니다. 웃기지만 씁쓸한 여운이 길게 남아요.

 

금융 세미나 현장에 가서 주택 시장 거품의 진실을 까발리는 마크 바움
0입니다!

몽타주

영화는 실존 인물과 닮은 배우를 캐스팅했어요. 사실감과 몰입감을 높였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배우가 연기한 사람을 찾아 얼굴을 보고 싶어 할지도 몰라요. 분장을 잘한 덕도 있지만 매우 비슷해 놀랍습니다.

 

또 한 가지 재밌는 점은 배우 마고 로비, 셰프 안소니 부르댕, 경제학자 리처드 탈러, 가수 셀레나 고메즈 같은 미국의 유명인과 배우를 섭외해 어려운 용어를 쉽게 풀어 설명해 준다는 점입니다. 먼저 마고 로비가 사치스럽게 거품 목욕을 하며 서브프라임의 거품을 쉽게 풀어서 이야기해 줘요.

 

거품 목욕을 하며 서브 프라임에 대해 쉽게 설명해 주는 마고 로비
이제 꺼져요

 

서브 프라임은 똥

루이스 라니에리의 모기지 채권은 대형은행에 큰돈을 벌어다 줬죠. 은행은 2%의 채권 판매수수료로 수십억을 벌었어요. 하지만 결국 그걸 만들 모기지론이 동나고 말죠.

주택 수는 물론이고 그걸 살 탄탄한 직장을 가진 사람도 한정돼 있으니까요. 결국 위험 부담이 큰 모기지론으로 채권을 만들기 시작했죠. 그래야 수익을 계속 창출할 수 있잖아요. 참고로 이런 위험한 모기지론을 '서브프라임'이라고 해요.

그러니까 서브프라임은 곧 '똥'이죠.

 

생선 스튜를 만들며 CDO에 대해 설명해 주는 안소니 부르댕
가장 좋은 점은 사흘 된 넙치를 팔았다는 겁니다

 

CDO는 사흘 된 넙치

전 큰 레스토랑의 셰프로 일요일 메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마이클 버리가 채권을 공매도하듯 금요일에 생선을 주문했죠. 근데 생선 일부가 안 팔린 겁니다. 넙치의 지능이 돌고래와 동급이란 발표라도 났나 봐요.

어쩔까요? 팔리지 않은 생선 즉, 채권의 BBB등급들을 전부 버리고 손실을 받아들일까요? 아, 전 교활한 셔프이기 때문에 팔지 못한 부분은 해물 스튜에 넣습니다. 오래된 생선이 아닙니다. 새로운 메뉴죠. 가장 좋은 점은 사흘 된 넙치를 팔았다는 겁니다.

그게 바로 CDO입니다.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며 합성 CDO를 해설해 주는 셀레나 고메즈
내가 지지 않을 거라 믿는 구경꾼들은 따로 내기를 합니다.

 

합성 CDO는 내기에 대한 내기

셀레나: 합성CDO의 원리는 이겁니다. 내가 블랙잭 한 판에 1천만 달러를 걸었다 쳐요.

리처드: 이번에 받은 패는 단일 모기지 채권을 상징합니다. 패가 꽤 괜찮군요 18이 나왔네요. 딜러는 7이니까 셀레나한텐 좋아요. 셀레나가 이길 확률이 87%죠.

셀레나: 확률도 높고 난 오늘 운이 좋았어요. 이곳 모두가 내게 돈을 걸려고 해요. 난 당연히 이길 거예요.

리처드: 바로 이게 실수입니다 농구에선 '뜨거운 손 오류'라 하죠. 선수가 연달아 공을 넣으면 또 넣을 거란 확신이 생깁니다. 사람들은 지금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될 거라 믿거든요. 부동산 호황기엔 가격이 계속 상승하니까 아무도 떨어질 거란 생각을 안 했습니다.

셀레나: 내가 지지 않을 거라 믿는 구경꾼들은 따로 내기를 합니다. 이게 첫 번째 합성 CDO죠.

리처드: 저 둘의 내기 결과에 돈을 거는 사람도 있죠. 그건 두 번째 합성 CDO입니다.

셀레나: 이 과정이 계속되면서 더 많은 합성 CDO가 생겨나죠.

리처드: 그럼 1천만 달러의 투자금이 수십억 달러로 불어나죠.

 

바로 권위가 있거나 유명한 사람의 말을 새겨듣는 심리를 바르게 이용한 거예요. 게다가 뒷부분에 이에 대한 격언을 덧붙여 그런 행태를 한번 비꼽니다. 아이러니죠.

 

영화는 특히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실제 사진으로 보여 줘요. 음흉한 월가의 시커먼 속을 먼저 드러냅니다. 그리고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는 시민을 비춰요.

 

가족, 친구와 행복을 소중히 여기며 사는 국민들이 결국 눈물 흘리고 거리에 나앉게 된 변화를 점진적으로 그리고 노골적으로 비교합니다.

 

마크 트웨인의 격언
곤경에 빠지는 건 뭘 몰라서가 아니다.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작전

우리나라에도 잘 만든 경제 영화가 있어요. 이호재 감독의 작전입니다. 주식이라는 주제로 여러 인간 군상을 조명해요. 빠른 전개, 유머, 쉬운 설명 많은 면에서 빅쇼트와 닮았습니다. 개봉은 작전이 먼저 했어요. 진실한 가치 투자에 대한 교훈도 얻을 수 있습니다. 매우 추천해요.

 

한 줄 평

앞으로도 반복될 이야기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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