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여행
영화 어바웃 타임은 리차드 커티스 감독의 작품이에요. 오직 사랑을 위해 시간을 여행하는 아들과 아빠의 이야기입니다. 다만 여러 사람을 향한 사랑이에요. 첫 키스, 첫사랑, 가족, 친척, 운명적인 사랑, 아내, 아이와 함께한 크고 작은 사건의 결말을 바꿉니다.
또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선택을 해요. 수많은 경험으로 인생을 배웁니다. 귀를 쫑긋 세우게 하는 음악이 매우 매력적이에요. 끝나고 나서도 붙잡습니다. 매우 추천해요.
목적지는 사랑
팀(도널 글리슨)이 시간 여행을 하는 목적은 사랑입니다. 가장 큰 울림을 준 건 아버지와 마지막 산책을 위한 여행이었어요. 아버지는 삶이 얼마 남지 않은 걸 알고 건강한 때로 돌아가 은퇴합니다.
그리고 소중한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좋은 책을 무한히 읽어요. 특히 아들과 바다에 나가 매일 차를 마시고 물수제비를 던지며 행복을 만끽합니다.
시간을 여행하는 방법은 독특해요. 어두운 옷장이나 창고에 들어가 눈을 감고 돌아가고 싶은 구체적인 시공간을 상상하고 눈을 뜨면 됩니다. 아버지가 말할 때는 전혀 믿지 않았었어요.
모르는 사람과 첫 키스를 위해 처음 사용했습니다. 새해 전야 파티가 열린 날 눈빛으로 암묵적 입맞춤 동의를 주고받은 시간으로 돌아가요.
두 번째는 여름이에요. 동생 킷캣(리디아 윌슨)이 별안간 친구를 데려왔는데 얼굴과 몸에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21살에 시작한 첫사랑이에요. 샬롯(마고 로비)은 치명적입니다. 어떻게든 사랑을 나누려고 여러 번 돌아가지만 번번이 실패해요.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결과는 똑같다는 걸 배웁니다.
다음은 가족이에요. 런던에서 함께 살게 된 삼촌 해리(톰 홀랜더)를 위해 사용합니다. 연극 각본을 쓰는 해리는 대사를 잊은 주연 배우 때문에 초연을 망쳤어요. 절망에 빠진 삼촌을 두고 볼 수 없어 옷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대기실을 잘못 찾아가 헛다리를 한 번 짚고 나서 바로잡아요. 다행히 해리는 언론의 극찬을 받는 천재 작가로 등극합니다.
삼촌을 성공시켰더니 이제 사랑이 말썽이에요. 블라인드 데이트로 만난 천생연분 메리(레이첼 맥아담스)를 놓칩니다. 정확히 삼촌의 공연 날 만났던 메리가 인생에서 사라졌어요. 극장에 갔기 때문에 데이트는 없던 일이 됐습니다.
우연히 펼친 신문에서 그녀가 좋아한다던 모델 케이트 모스의 사진전 광고를 봐요. 둘은 만날 운명이었나 봅니다. 매일매일 전시회에 가서 하루 종일 죽치고 있다가 드디어 메리를 만나요.
하지만 메리는 이미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얼마 전 파티에 갔다가 생겼어요. 끈질기게 추궁한 끝에 문제의 시간과 장소를 알아냈고 즉시 돌아가 메리를 가로채기합니다. '케이트 모스'에 대한 메리의 생각을 훔쳐서 대화를 시작했거든요.
이후에도 숱한 목적으로 장롱에 들어갑니다. 안 좋았던 섹스를 만회하러, 더 잘하려고 시계를 왼쪽으로 돌려요. 동생 킷캣을 사고로부터 구하고 제자리에 불운을 돌려놓기도 합니다. 스스로 깨닫고 변해야만 구원될 수 있음을 가르쳐 줘요.
멈추고 알아차리기
팀은 겉으로 보기에 외모가 빼어난 편은 아닙니다. 여자가 많은 집단에 있어도 마땅한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어요. 아버지를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남과 거리가 멀어요.
다만 다정함은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을 위하는 진실한 마음이 가득해요. 초능력을 갖고도 절대 나쁜 짓은 하지 않습니다. 나중 목표는 오히려 능력을 쓰지 않기로 바뀌어요.
우연히 발생하는 사건, 이유 없는 사고, 뜻 모를 시련을 돌이키지 않습니다. 지나간 과거, 다가올 미래를 '아무렴 어때’라는 태도로 바라봐요. 그리고 현재의 가치를 천천히 알아차립니다.
상사의 질책을 웃어 넘겨요. 법정에서 이기고 승리에 흠뻑 젖습니다. 정신없이 달리다가도 천장을 보며 아름다운 건물을 뜯어봐요. 영화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일깨워 줍니다.
워킹 타이틀
워킹 타이틀은 '어바웃 타임', '러브 액츄얼리', '노팅 힐'의 제작사입니다. Working Title은 제목을 확정하기 전에 쓰는 가제를 뜻하기도 해요. 로맨틱 코미디를 잘 만들기로 유명합니다.
물론 '파고', '빌리 엘리어트' 같은 다른 장르도 잘해요. 리차드 커티스 감독은 세 작품 중 두 개를 만들고 노팅 힐은 각본에 참여했습니다. 워킹 타이틀의 영화는 로맨스, 가족, 성장을 주로 다룬다는 점 그리고 음악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디즈니와 닮았어요. 모두 추천합니다.
음악도 한번 들어보세요. How long will I love you(Ellie Goulding), Into My Arms(Nick Cave & The Bad Seeds)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부 입장곡으로 쓰인 Il Mondo(Jimmy Fontana)의 울림이 컸습니다.
한 줄 평
내 다정한 아들과 물수제비 던지려고 은퇴했어 4.5
넷플릭스 왓챠 스트리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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