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작
영화 다크 나이트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이에요. 배트맨 시리즈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듯 이야기를 썼습니다.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의 조커가 탄생했어요. 기념비적입니다. 히어로 만화에 깊은 철학적 고민을 담았어요.
선과 악의 대결이지만 결코 뻔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딜레마에 부딪혀, 보는 사람도 정답이 없는 고민에 빠져보게 해요. 재미와 의미를 모두 살렸습니다. 스토리부터 메시지, 촬영, 편집, 음향, 음악, 연기까지 최고예요. 매우 추천합니다.
조커
영화는 조커(히스 레저)의 등장으로 시작해요. 건널목에 우두커니 선 뒷모습입니다. 오른쪽 어깨엔 커다란 가방을 왼쪽 손엔 가면이 들려 있어요. 입술보다 크게 칠한 빨간 립스틱이 섬뜩합니다. 조커는 곧 은행을 털러 들어가요. 전문 털이범 5명을 모았습니다.
2인 1조로 움직이는 데 둘 중 한 사람에게만 지령을 내려요. '전선을 차단하면 죽여라.', '금고를 열면 총을 쏴라' 같은 말입니다. 몫을 나눌 머리수를 줄여 크게 가져가자는 셈이에요.
가면을 쓰고 총을 든 사람은 고민이 없습니다. 사람을 죽여도 괜찮은지 스스로 되묻지 않아요. 돈을 위해 방아쇠를 당깁니다. 결국 남은 일당은 모두 조커의 손에 목숨을 잃어요.
조커는 악을 초월했어요. 나쁜 사람이 된 이유가 사라진 상태입니다. 과거에 어떤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렇다는 설명이 불가능해요. 돈, 명예, 권력 같은 인간적인 욕망도 추구하지 않습니다.
다만 사람을 타락시키길 좋아해요. 배트맨(크리스찬 베일)과 하비 덴트(애런 에크하트)를 괴롭힙니다.
조커는 가장 재밌는 상대를 찾았어요. 바로 배트맨입니다. 배트맨은 조커와 반대 의미로 초월적 선을 상징해요. 도덕적 신념을 무너뜨리기 어려운 상대입니다. 배트맨은 쉽지 않아서 조커에게 더 흥미로워요.
처음에는 작게 시작합니다. 배트맨과 가까운 레이첼(매기 질렌할)을 인질로 삼아요. 높은 저택의 창문을 깨고 레이첼을 위태롭게 붙잡아 둡니다. 배트맨은 그만두라는 의미로 "여잘 놔줘"라고 말하지만, 조커는 "그 말, 실수한 거야"라며 레이첼을 잡고 있던 손을 놓아요.
만약 레이첼이 사망했다면 배트맨은 평생 죄의식을 갖고 살았을지도 모릅니다. 조커는 '나는 시키는 대로 한 거야. 레이첼이 죽은 건 네 말 때문이야'라고 하며 배트맨이 느끼지 않아도 될 죄책감에 허우적거리게 할 거예요. 조커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딜레마
조커는 정체를 밝히지 않는 배트맨의 원칙을 악용해요. 배트맨은 직접 범죄자를 잡거나 처벌합니다. 배트맨도 일반 시민이므로 법과 절차를 지켜야 해요. 지금까지 좋은 의도로 나섰지만 사실은 범법입니다.
배트맨이 가면을 벗으면 시민 브루스 웨인은 수갑을 차야 해요. 사법 기관은 절차적 원칙을 지켜내지만 범죄가 들끓어 도시는 어지러워집니다. 브루스는 불법적으로 도시 질서를 바로잡기로 했지만, 조커의 등장으로 자신이 영원할 수 없음을 깨달아요.
합법적인 영웅, 검사 하비 덴트를 돕기로 합니다. 하비는 정의에 대한 신념이 확고해요. 게다가 실현할 수 있는 자격도 있습니다. 브루스는 하비가 배트맨을 대신할 사람이라고 생각해 자수를 결심해요. 하지만 뜻대로 잘 되지 않습니다. 조커는 끝없이 배트맨을 시험에 들게 해요. 후계자 하비와 사랑하는 여자 레이첼을 납치해 둘 중 하나만 살릴 수 있는 딜레마에 빠지게 합니다. 무고한 시민들도 조커의 실험 대상이 돼요.
방송을 장악해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도록 협박합니다. 다리를 폭파하겠다고 엄포해 배가 유일한 수단으로 남아요.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죄수도 배에 태워 옮깁니다. 조커는 배 두 척에 폭탄을 가득 싣고, 기폭 장치는 서로 다른 배에 숨겨 뒀어요. 먼저 다른 배를 터뜨려야 내가 살 수 있습니다. 자정이 지나면 둘 다 터져요. 한쪽은 죄수들이고 다른 한쪽은 선량한 시민입니다.
선택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캐릭터를 선택의 곤경에 몰아넣어요. 인터스텔라의 쿠퍼(매튜 매커너히)도 다크나이트의 배트맨과 비슷한 고뇌를 합니다. 사랑하는 가족 곁에 남아 멸망하는 지구와 함께 사라질지, 홀로 우주로 떠나 인류를 구원할지 선택해야 해요.
인셉션의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맬(마리옹 꼬띠아르) 부부도 기로에 있습니다. 함께 세운 꿈 속에 살며 자기만의 행복한 시간을 사느냐, 아이들이 기다리는 현실 세계로 돌아가 책임을 다하느냐 선택해야 해요.
한 줄 평
불지른 얼굴을 덮어 둬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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