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케인
오손 웰스가 감독한 시민 케인은 20세기 초를 배경으로 한 상징적인 미스터리 드라마입니다. 엄청난 부와 권력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없는 억만장자 찰스 포스터 케인(오손 웰스)의 삶을 따라가요.
이야기가 흐름에 따라 우리는 케인의 삶, 인간 관계, 가치관을 만든 사건에 대해 많이 알게 됩니다. 다 끝난 뒤에도 오래도록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에요.
로즈버드를 찾아서(줄거리)
케인은 엄청난 신문 재벌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죽어요. 케인이 소유한 신문사 인콰이어러의 기자 톰슨(윌리엄 알랜드)은 케인과 가까운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죽을 때 마지막으로 내뱉은 "로즈버드"의 미스터리를 찾습니다.
톰슨은 케인 삶의 조각들을 맞춰 나가며 복잡미묘한 초상화를 완성해 내요. 케인의 어린 시절뿐만 아니라 어떻게 권력을 잡았는지, 우정과 사랑 그리고 의미있는 전환점을 보여 줍니다.
수수께끼 같은 말 뒤에 숨겨진 진실을 찾기 위한 시간은 충분하지 않아요. 특집 기사를 내기 위한 기자의 시간 싸움도 재밌습니다. 로즈버드의 의미를 듣고 싶은데 사람들은 저마다의 생각과 일화를 늘어놓기에 더 관심이 많아요.
빛과 그림자
케인이 빛난던 순간과 어두운 이면처럼 영화 촬영도 빛과 그림자의 대비가 훌륭합니다. 여러 장면에서 특정 인물은 눈코입이 보이지 않아요. 빛이 들지 않는 곳에 세워 둬 궁금증을 더 크게 키웁니다. 처음부터 조명을 받으면 오히려 덜 중요한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그림자 속에서 빛으로 걸어나오는 사람을 자연스럽게 주목하게 됩니다. 기묘한 죽음부터 뜻을 알 수 없는 로즈버드, 대중이 바라보는 부자의 치부까지 촬영 기법과 맥락이 들어맞아요. 치밀한 설계와 뚜렷한 의미 부여가 좋았습니다.
플래시백, 매치-컷
영화는 계속 현재와 과거를 왔다갔다해요. 시간 여행은 톰슨이 인터뷰하는 사람의 기억에 의존합니다. 플래시백으로 연출하는데 서로 다른 두 시간대를 연결하는 편집이 매끄러워요.
지금 대사에 나온 단어가 다음 회상 장면에 나온다거나, 카메라에 잡힌 오래된 물건이 연결한 컷에서 덜 낡은 물건으로 등장합니다. 물건 대신 노인과 젊은 시절로 이어붙일 수도 있죠. 이런 매치-컷 방식 덕분에 몰입이 한 층 더 높았습니다.
평가
시민 케인은 개봉 당대보다 후대에 찬사를 받았어요. 오손 웰스는 관습으로 단단히 자리잡은 고전 영화 기법에서 크게 벗어나려고 했습니다. 당시 관객과 평론가는 이해하기 어려웠을 거예요.
오손 웰스는 관행이던 시간 '순행'에 '역행'을 섞었습니다. 또 대부분의 다른 감독이 메시지를 강조하고 싶은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던 시대였는데, 모든 요소를 뚜렷이 보이게 하고 관객 스스로 보고 싶은 걸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부여했다는 평가도 받았어요. 아주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구도도 도전적으로 시도했다고 합니다.
추천
아만다스(A Touch of Evil, 1958): 오손 웰스는 이 작품에서 메흐리칼-매도술(Caricature-voodoo)이라는 자기만의 스타일을 선보였다고 해요. 카메라에 악인의 얼굴을 아주 가까이 잡은 뒤에 점점 멀어지며 인물의 주변 환경을 보여주는 기법입니다. 심리적 긴장감을 전달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줬다고 해요.
잠 못 이루는 밤(The Lady from Shanghai, 1947): 오손 웰스가 감독하고, 주연을 맡은 리타 헤이워스와의 열애 이야기를 그린 범죄 스릴러예요. 단순한 스릴러 영화보다는 그 속에 내재된 캐릭터의 내면적 갈등, 허위와 진실, 어둠과 빛의 대립을 표현한 장면들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마카오의 노래(The Magnificent Ambersons, 1942): 오손 웰스의 두 번째 작품으로, 이 영화는 20세기 초 미국 중산층 가문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다뤄요. 오슨 웰스가 촬영을 끝낸 후, 스튜디오에서 이 영화를 재편집한 결과, 오슨 웰스의 의도와는 다른 작품으로 완성돼 출시됐습니다. 그래서 오슨 웰스는 이 영화를 스튜디오 간섭에 대한 가장 아픈 경험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 줄 평
순수함을 더럽히며 성공이라고 믿었다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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